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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수라" 줄거리 특징 후기 결론

by lagom1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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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아수라

 

「아수라 (Asura, 2016)」는 김성수 감독이 연출하고,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이 출연한 범죄 느와르 영화로, 부패한 정치와 그에 휘말린 인간 군상의 욕망과 파멸을 거침없이 그려낸 작품이다. 대한민국 영화사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강도 높은 폭력성과 비관적 시선을 담은 이 영화는, 선과 악이 모호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간의 추악한 민낯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아수라』는 제목처럼 '끝없는 고통과 혼란의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사는 현실의 거울이 되고자 한다.

줄거리

죄는 반복되고, 구원은 없다
한도시의 형사 한도경(정우성)은 중병에 걸린 아내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비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아온다. 도경은 자신의 삶이 무너져가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계속해서 타협해왔다. 그러던 중, 검사 김차인(곽도원)은 도경에게 접근해 박성배의 비리를 밝히는 데 협조하라고 강요하며, 도경을 두 갈래 협박의 끈으로 옭아맨다. 도경은 시장의 부하도, 검찰의 수사선도 모두 벗어날 수 없는 덫 속에 갇히며,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박성배는 그저 탐욕스러운 정치인이 아니다. 그는 악의 절정에 선 괴물 같은 존재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의 삶을 유린하고, 죽음을 서슴지 않는다. 도경은 그 괴물의 명령을 따르며 동시에 검사에게 협조하는 이중 스파이로서의 삶을 살게 되고, 그의 정신과 도덕은 완전히 붕괴되어간다. 영화는 도경이 끝없는 폭력과 음모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그리며, 구원 없는 세계의 파국을 향해 질주한다.

특징

1) 선과 악의 경계가 사라진 세계
『아수라』는 전통적인 '정의 대 불의'의 서사가 아닌, 모두가 타락하고 모두가 악에 물든 세계를 그린다. 이 영화에서 절대적으로 선한 인물은 없다. 도경은 살아남기 위해 죄를 짓고, 검사 김차인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더 큰 악을 저지르며, 시장 박성배는 법과 권력을 이용해 악행을 정당화한다. 이 세계에서는 정의도, 죄책감도 모두 허상이다. 김성수 감독은 이처럼 윤리적 회색지대 속 인간의 밑바닥 본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2) 폭력의 시각화와 비주얼적 충격
『아수라』는 폭력의 수위를 가감 없이 시각화한 작품이다. 칼부림, 총격, 구타 장면 등은 리얼리즘을 넘어서 불쾌할 정도로 직접적이며, 이를 통해 영화는 폭력 그 자체의 구조적 반복성을 드러낸다. 이 폭력은 단순히 액션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부패한 세계의 일상적 언어로 기능한다. 어둡고 습한 도시,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인물들, 비 내리는 장면과 붉은 조명의 대비 등은 시각적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3) 배우들의 완성도 높은 연기 대결
정우성은 기존의 멜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피폐하고 무너진 남자의 얼굴을 보여준다. 그는 욕망과 후회, 분노와 체념 사이를 오가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지탱한다. 황정민은 박성배 역을 통해 인간의 탈을 쓴 악마 같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율을 느끼게 하는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곽도원은 원칙주의자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신의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연기했고, 주지훈과 정만식도 각자의 역할에서 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4) 구원이 없는 느와르의 진화
『아수라』는 전형적인 느와르의 문법을 따르면서도, 기존의 한국 느와르 영화와는 결을 달리한다. 비극적 영웅조차 존재하지 않는 이 세계에서, 영화는 어떤 희망이나 정화도 제시하지 않는다. 피로 얼룩진 결말, 누구도 승리하지 못하는 엔딩은 이 세계가 구원받을 수 없음을 선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이 파멸의 세계에서 눈을 뗄 수 없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다.

후기

『아수라』는 개봉 당시 극단적인 폭력성과 비관적 시선으로 인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진가가 재평가되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단지 자극적인 범죄 드라마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비틀어 투영한 거울이다. 부패한 권력과 도덕의 붕괴, 그리고 인간의 한계에 대한 고찰은 단순한 영화적 쾌감을 넘어서 불편한 질문들을 던진다. 특히 영화가 끝나고 남는 묵직한 침묵은, '선한 사람은 왜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으로 관객을 이끈다.

결론

「아수라」는 한국 범죄 느와르의 정점을 찍은 영화 중 하나로, 비관적이고 음울하지만 그만큼 진실한 현실의 단면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인간의 선함을 믿고 싶은 이들에게는 불쾌함을, 인간의 현실을 직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통찰을 선사한다. 『아수라』는 불편함 속에서 진실을 마주하게 만들고, 그 진실이 단지 스크린 속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삶 어디쯤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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