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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당거래" 줄거리 특징 후기 결론

by lagom1 2025.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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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부당거래

 

「부당거래 (The Unjust, 2010)」는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한국 사회 범죄·권력 시스템의 민낯을 날카롭게 드러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라, 정의, 공권력, 언론, 기업, 검찰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유착 구조를 조명하면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렸는가”라는 질문조차 기준 없는 세계로 밀어 넣는다. 2010년 개봉 당시,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던 권력 구조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담아내며 시대의 초상화 같은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부패한 경찰, 야망에 눈먼 검찰, 그리고 책임 회피에 능한 권력자들. 『부당거래』는 우리 모두가 어쩌면 공범일지도 모른다는 불편한 자화상이다.

줄거리

살인 사건과, 덮어야 할 진실
서울에서 어린 여학생이 잇따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은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경찰 수뇌부와 정치권 모두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하는 경찰은 실적을 만들기 위해 ‘범인’을 만들어내기로 결심한다. 이 중심에 선 인물은 광역수사대 형사 최철기(황정민). 그는 현장 경험은 뛰어나지만, 수사 방식은 다소 무리하고 거칠다. 경찰 내에서 그의 입지는 위태롭지만, 이번 사건으로 한 번에 살아날 기회를 잡는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조직폭력배 출신 인물에게 범죄를 뒤집어씌우는 것. 대가로는 감형과 경제적 보상을 약속한다. 이 조작극은 상부의 묵인과 언론의 ‘정의 구현’ 프레임으로 점점 구체화되며 하나의 국가적 쇼로 확대된다. 한편, 이 모든 흐름에 검찰의 ‘엘리트’ 검사 주양(류승범)이 개입한다. 주양은 자신만의 야망과 정의를 위해 최철기의 조작극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결국 양측은 서로의 부패와 야망을 인질로 삼은 전면전에 돌입한다. 그리고 이 싸움의 중심에는 권력과 결탁한 건설 재벌, 수사 실적에 목마른 경찰 간부, 비리 덩어리인 정치인, 그리고 무엇보다 정의라는 이름을 들먹이는 모든 위선이 얽혀 있다.

특징

1) 정의의 실종, 시스템의 붕괴
『부당거래』의 가장 큰 특징은 어느 누구도 ‘선하지 않다’는 점이다. 형사도, 검사도, 기자도, 기업가도 — 모두가 자기 이익을 위해 움직이며, 자신만의 정의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위선을 가장한 야망에 불과하다. 그 결과, 관객은 어느 인물도 완전히 지지하지 못하고, 어느 행동도 완전히 비난하지 못한다. 모두가 현실의 논리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이것이 바로 부패한 시스템 안에서 진실이 어떻게 소비되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의 방식이다.

2) 강렬한 캐릭터 플레이
황정민의 ‘최철기’는 비리를 저지르면서도 정의감의 잔재를 품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시스템에 굴복하면서도 끝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파괴해버린다. 그의 연기는 인간 본성의 복잡함을 담는다. 류승범이 연기한 ‘주양’은 강한 엘리트 콤플렉스와 냉소를 지닌 검사다. 정의와 원칙을 말하면서도 자신이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유해진의 ‘장석구’는 전형적인 중간 브로커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디든 붙으며, 시스템을 가장 능숙하게 악용하는 인물로 시스템 그 자체보다 더 혐오스러운 존재로 그려진다.

3) 냉소로 뒤덮인 리얼리즘
이 영화는 ‘정의는 승리한다’는 기본적인 서사 구조를 거부한다. 오히려 정의는 부재하고, 그 자리를 쇼와 거짓이 차지한다. 그 안에서 살아남는 자는 윤리적이지 않지만, 현실에 더 적합한 자다. 감독은 이를 통해 “당신은 이 세계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겠는가?”라는 거대한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후기

『부당거래』는 보는 내내 불편한 영화다. 하지만 그 불편함은 지극히 의도된 것이며, 결국 관객의 내면을 흔들어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된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실제 뉴스에서 접했던 사건들이 겹쳐지고, 어디선가 본 듯한 말과 사람들, 그들의 행동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정의’를 말하는 이들이 사실은 가장 비열한 방식으로 그 정의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관객에게 윤리적 혼란을 가져온다. 특히 후반부, 최철기와 주양이 서로를 벼랑 끝으로 밀어넣는 장면은 정의의 대결이 아니라 권력의 대리전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싸움이 끝났을 때, 남은 것은 진실 없는 승리와, 정의 없는 생존뿐이다. 황정민과 류승범은 그들의 연기로 단지 캐릭터를 넘어서 사회 구조의 이면을 응축된 인간 형태로 구현해낸다. 그들의 충돌은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세계관의 부딪힘이다.

결론

「부당거래」는 한국 영화가 얼마나 사회적일 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범죄 영화의 외형을 띠고 있지만, 실상은 사회 전반에 대한 구조적 고발이며, 그 안에서 우리는 정의가 상품이 되고, 진실이 거래되는 세계를 목격하게 된다. 이 영화는 선악 구도의 명확한 정의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끝내 불편함과 허무를 남긴다. 그러나 그 감정이야말로 현실에 가장 가까운 감정이다. 『부당거래』는 정의가 없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다시 묻게 된다.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 질문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긴 시간 동안 우리 안에 남아 있다. 그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성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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